“원통형·각형 제각각…폐배터리 재활용, ‘체계화’가 핵심”

전기차 폐차로 폐배터리 물량이 쏟아지기 전에 미리 재활용에 필요한 전 과정을 단계별로 표준화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로선 제조사마다 배터리 내부 재료와 구조를 모두 다르게 설계하는 탓에 이를 분류하고 화학물질을 추출해 재사용하기 어려운 탓이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는 제조사마다 파우치, 원통형, 각형 등 유형이 전부 달라 초기 분리 선별을 통한 재활용 용도 설정이 어렵다”며 “이에 체계화된 재활용 기반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분류 작업으로 시작된다. 외장 캔을 열어 분리막·음극·양극 등을 분류하고 나면 이를 파쇄해 블랙 파우더(폐배터리 전처리 생산물)로 만든다. 이어 건식 공정을 거쳐 니켈·코발트·구리 등을 추출한 뒤 습식 공정으로 정제 화학물질과 금속 등을 회수한다.

문제는 차량과 배터리별로 화학물질 비율과 물리적 구조가 달라 작업 자동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인력을 대거 투입해 일일이 분류하기엔 노동력과 비용이 많이 들어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에 폐배터리의 기존 이력과 내부 설계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배터리 내부 정보 공유 시스템’을 만들고 데이터베이스(DB)를 체계화할 수 있도록 기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윤 교수는 제언했다.

윤 교수는 “폐배터리의 경우 재료와 조성과 같은 특징 정보에 따라 열화 특성 등이 달라질 수 있어 잔류 용량과 수명을 예측하기 어려워진다”며 “이를 연계화하기 위해 배터리 제조사와 사용자인 완성차, 재활용 업체 간 긴밀한 연결이 필요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터리 제조사들은 내부 핵심기술을 제외한 부분에서 가능한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재활용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관련 연구를 산학연 협력 주제로 도출하는 방법도 있다”고 첨언했다.

이미 사용했던 배터리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을 것이라는 시선을 거두기 위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재사용 전지는 기존 새 배터리와 달리 새로운 안전 기준을 세우는 등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새 배터리에 적용하는 안전성 기준을 넘어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새 배터리는 설계 이후 안전성을 평가하는데, 재사용 전지는 안전성 먼저 평가한 뒤에 이를 기반으로 한 성능 예측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배터리 업계에 문제로 떠오른 인력난은 폐배터리 관련 연구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윤 교수는 “폐배터리의 경우 기존 새 배터리와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물리·화학·재료·전기·전자·인공지능(AI) 등의 융합적 소양과 기초지식을 지닌 연구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를 위해 연관성 있는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로운 과목을 개발하고 실험 실습 등을 강화해 폐배터리 연구 자체를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융합적 연구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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